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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북 주민, 미생·응사·꽃보다할배·삼시세끼 즐겨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2-21 18:39
조회
2531

▲ 북한 주민들을 북한의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체제로부터 해방시켜 정보자유화를 누릴 수 있게 하려면 북한의 공식채널을 해킹해 체제 전복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데일리안


북한 주민들을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체제로부터 해방시켜 정보자유화를 누릴 수 있게 하려면 북한의 공식채널을 해킹해 체제 전복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백지은 하버드대학교 벨퍼센터 연구원은 10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대북방송협회와 국민통일방송이 공동주최한 ‘민간대북방송송출10주년-북한 정보자유화를 위한 한미일 국제회의’에서 ‘해킹과 정보 주입을 통한 북한 개방: 어떻게 정보가 폐쇄된 북한을 자유화 시키는가’를 주제로 북한주민의 정보 자유화를 위해 북한의 공식채널을 해킹해 체제 전복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내놨다.

백지은 연구원은 “북한이라는 불량국가가 더 고립되기 전에 북한의 공식채널을 해킹해 체제 전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몇 백만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시도할 때로 국제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한다면 이 전략은 북한 내부에서 전례 없는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 연구원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노동신문’을 해킹해 살짝 다른 내용으로 만드는 것 △북한 내부 이동통신 네트워크 ‘고려통신’을 특정 국경일에 해킹해 240만 북한 이동통신 가입자들에게 서방의 콘텐츠가 담긴 문자메시지 발송(북 정권은 공식 핸드폰 사용자들에게 매일 문자메시지 전송) △북한 인트라넷 ‘광명’을 해킹해 서방 콘텐츠를 투입 등을 제시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북한에 침투시킬 콘텐츠 내용으로 북한 내부 소식뿐 아니라 북한 정권의 자금횡령 등 불법행위, 국가적 불평등 관련 정보, 평양의 생활상과 해외 다른 대도시들의 생활상 비교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 정권에 가할 내부적 압력을 형성하기 위해 처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의 억압 정책을 거부하는 비판적 대중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들의 역할에 대해 △국가와 지도층을 조롱하는 유머 유포 △북한 정권에 대한 저항적인 가사를 붙인 노래 유포 △진 샤프의 책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한국어판 PDF 파일을 USB에 담아 유포 등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자국의 진실에 대해 아는 것이 마땅하다”며 북한 주민들의 정보 자유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상임대표는 ‘민간 대북라디오방송과 북한의 변화’를 주제로 최근 북한 주민들이 즐겨보는 한국 TV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이 과거와 달리 외부 콘텐츠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광백 대표는 올해 상반기 미국의 미디어조사기관 ‘인터미디어’가 최근 1~2년 사이 한국에 들어온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최근 즐겨 보는 한국 TV 프로그램은 ‘미생’, ‘응답하라 1994’,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순이라고 공개했다.

이에 이 대표는 “최근까지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해당 프로그램들이 북한에서도 최근 1년 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는 응답이 나왔다”며 “과거 북한에서 대장금,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옛날 드라마만 유행했으나 이제 한국에서 유행하는 프로그램이 북한에서 그대로 유행하며 남과 북 사이 인기프로그램의 시차가 거의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북한의 장마당 세대가 과거와 달리 한국 방송과 그 정서를 거의 다 이해하고 있다”며 “기존 북한의 고착화된 가치관이 외부 정보유입의 빠른 증가로 점차 약화되고 무너져가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통일은 본질적으로 남북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며 북한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남북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현재 대북방송이 10년을 맞았지만 청취율이 2~3%로 갈 길이 멀다”며 “모든 민간대북방송사가 북한주민들에게 전파를 보내는 데 송신소가 해외에 겨우 한두 개있어 북한주민들이 우리방송을 제대로 듣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강력한 전파를 송출하면 북한주민들이 지금보다 5배, 10배 우리 방송을 듣고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며 “통일시대인 현재 정부에서 민간대북방송에 AM 주파수를 단 하나라도 제공한다면 최소한 지금의 2배, 3배, 5배 까지도 청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를 향해 “‘통일대박’론을 만들었으니 최소한 북한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남북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남북 간 정보, 의식, 가치관의 격차를 민간대북방송사가 줄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